심리상담,우울,번아웃

괜찮다는 말이 입에 붙었을 때, 오히려 위험신호

nimnimworld 2025. 8. 12. 08:15

혹시 요즘 “괜찮아요”라는 말을 습관처럼 하고 계신가요? (저는 이말이 습관처럼 자주 나오는 편입니다..ㅜㅜ)

누군가 안부를 물을 때, 힘든 일이 있어도 웃으며 “괜찮아요”라고 답하는 일이 잦아졌다면, 그 안에 정말로 ‘괜찮음’이 있는지 잠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 이 말은 마음의 평온이 아니라, 무너져가는 자신을 숨기는 가면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 가면 속에 숨겨진 심리와, 그 신호를 알아차리고 다루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괜찮다는 말이 입에 붙었을 때, 오히려 위험신호

 

 

‘괜찮아요’ 뒤에 숨은 감정 — 감정 억압과 자기 보호


키워드: 감정 억압, 자기 방어, 대인관계 긴장 완화

많은 사람들이 “괜찮아요”라는 말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감정을 억누르는 습관 때문입니다.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은 때로 불편한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불편한 감정을 노출하는 대신, 무해하고 단정한 표현인 “괜찮아요”로 상황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이는 일종의 자기 방어 기제로, 즉각적인 대인관계 갈등을 줄이고, 상대방을 안심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방식이 습관화되면, 내 감정을 나조차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본인의 감정을 본인이 몰라주면 결국 아무도 모르는 미궁속으로 빠지게 되는거죠) 결국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해결되지 않은 불안, 서운함, 분노가 서서히 쌓여가게 됩니다.

 

 

심리학적으로 본 ‘괜찮아요’의 위험성 — 정서 마비와 우울 신호


키워드: 정서 둔마, 우울증 전조, 무기력

심리학에서는 감정을 반복적으로 억압하면 정서 둔마(emotional blunting)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기쁜 일에도, 슬픈 일에도 감정 반응이 줄어드는 상태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무덤덤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심리적 방어가 과도하게 작동하면서 마음이 무감각해지는 것입니다.

특히 우울증 초기나 만성 번아웃 상태에 있는 분들이 “괜찮아요”를 자주 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속마음에는 ‘말해도 달라질 게 없다’는 무기력함이 자리하기 때문입니다. 더 무서운 점은, 본인 스스로도 이 무기력을 ‘그저 피곤한 것’이라고 착각하면서 문제를 방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괜찮다는 말이 입에 붙었을 때, 오히려 위험신호
웃는게 좋은거라고 하지만 모든 감정을 웃는걸로 표현하고 있지는 않나요?

 

‘괜찮아요’를 덜어내는 방법 — 감정 자각과 안전한 표현


키워드: 감정 기록, 자기 표현 훈련, 심리적 안전감

“괜찮아요”라는 말 뒤에 감춰진 내 진짜 마음을 알기 위해서는 감정 자각 훈련이 필요합니다. 하루에 5분이라도 시간을 내어 ‘오늘 느낀 감정’을 단어로 적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십시오. ‘서운함’, ‘분노’, ‘불안’처럼 구체적으로 표현할수록 좋습니다.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을 할 때는 심리적 안전감이 확보된 관계 안에서 시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까운 친구나 가족, 혹은 전문 상담가와의 대화를 통해 내 마음을 ‘괜찮아요’ 대신 다른 언어로 풀어내는 경험을 하게 되면, 억눌렀던 감정이 조금씩 건강하게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 (이게 제가 일년 넘도록 심리상담을 다니는 핵심적인 이유입니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이유 — 진짜 회복을 위한 용기


키워드: 자기 수용, 회복 과정, 취약성의 힘

우리는 종종 ‘강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힘들어도 괜찮은 척을 합니다. 그러나 진짜 회복은 ‘괜찮지 않다’고 말할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내 상태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순간,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심리학자 브레네 브라운(Brené Brown)은 이를 ‘취약성의 힘’이라 표현했습니다. (스스로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한거죠)

취약함을 드러내는 것은 약함이 아니라, 회복을 향한 첫걸음입니다. “괜찮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그 순간, 우리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게 됩니다. 그리고 그 한마디가 무의미하게 흘러가던 시간을 의미 있는 연결의 시간으로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혹시 오늘도 누군가의 “괜찮아요” 속에 묻혀버린 진심이 있지는 않으신가요? 괜찮지 않으면 어떤가요.  오늘만큼은 스스로에게 솔직해져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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